우주 탄생 7억 년 후 존재한 거대 블랙홀 관측… “은하보다 먼저 형성됐나”

우주 탄생 7억 년 후 존재한 거대 블랙홀 관측… “은하보다 먼저 형성됐나”

우주 초기 단계에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초대질량 블랙홀의 질량이 직접 측정되면서, 블랙홀이 은하보다 먼저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번 연구는 초기 우주의 블랙홀 형성과 성장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포착한 초기 우주의 수수께끼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의 이그나스 유오즈드발리스 연구팀은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으로 관측한 초기 우주 천체 ‘아벨 2744-QSO1’을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2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 천체는 우주 탄생 약 7억 년 뒤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우주의 나이가 약 138억 년인 점을 고려하면, 매우 이른 시기의 천체다.

아벨 2744-QSO1은 망원경 관측 이미지에서 작고 붉은 점처럼 보여 ‘리틀 레드 닷(Little Red Dot)’ 계열 천체로 분류된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본격적으로 초기 우주를 관측하기 시작한 이후 이 같은 천체가 다수 발견되면서, 천문학계에서는 정체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져 왔다.

일부 연구진은 이들이 초대질량 블랙홀일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기존 질량 추정 방식이 실제보다 과대평가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가스 회전 속도로 블랙홀 질량 직접 측정

중력 강할수록 회전 속도 빨라져

연구팀은 블랙홀 주변을 회전하는 가스의 속도를 분석해 질량을 계산했다. 블랙홀에 가까운 가스일수록 더 빠르게 움직인다는 원리를 활용한 것이다.

이는 태양의 중력이 강할수록 행성의 공전 속도가 빨라지는 현상과 유사하다. 연구팀은 이 회전 속도를 정밀 측정해 블랙홀의 실제 질량을 산출했다.

‘우주의 돋보기’ 중력렌즈 효과 활용

이번 관측에서는 중력렌즈 효과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질량이 큰 천체는 주변을 지나는 빛의 경로를 휘게 만드는데, 지구와 블랙홀 사이에 위치한 거대 은하단 ‘아벨 2744’가 일종의 우주 확대경 역할을 한 것이다.

덕분에 연구진은 실제보다 약 6배 이상 확대된 블랙홀 모습을 관측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극도로 먼 초기 우주 천체를 보다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었다.

블랙홀 질량이 은하 별 전체보다 더 커

분석 결과, 해당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의 약 5000만 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은하 안에 존재하는 별들의 총질량은 태양 질량의 2000만 배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결과적으로 블랙홀 질량이 은하 내 전체 별 질량의 두 배를 넘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현재 우주에서 관측되는 은하의 경우, 블랙홀 질량은 은하 전체 별 질량보다 훨씬 작다. 그러나 아벨 2744-QSO1에서는 반대로 블랙홀이 별보다 훨씬 더 무거운 극단적 구조가 확인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는 현재 우주에서 관측되는 일반적 비율보다 1000배 이상 큰 수준이다.

“블랙홀이 은하보다 먼저 형성됐을 가능성”

연구진은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초기 우주에서 블랙홀이 은하보다 먼저 형성됐거나 매우 짧은 시간 안에 폭발적으로 성장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초기 우주의 블랙홀 질량을 직접 측정한 사례 중 하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초기 우주 블랙홀은 대부분 간접 추정 방식에 의존해 왔다.

천문학계에서는 이번 발견이 우주 초기 구조 형성과 초대질량 블랙홀의 기원 연구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연구팀은 모델과 분석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초기 우주 연구 경쟁 더욱 치열해질 전망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본격 가동된 이후 초기 우주 관측 성과가 잇따르면서, 블랙홀과 은하의 형성 순서를 둘러싼 연구도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특히 이번 연구는 기존 우주 진화 이론에 새로운 질문을 던졌다는 점에서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블랙홀이 은하 형성 이전부터 존재했는지 여부는 앞으로 초기 우주 연구의 핵심 주제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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