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고령화에 달라지는 한국 경제…2039년 노동공급 487만 명 감소 전망

저출생·고령화에 달라지는 한국 경제…2039년 노동공급 487만 명 감소 전망

한국 사회의 저출생과 고령화가 노동시장뿐 아니라 소비 구조와 지역사회 돌봄 체계까지 변화시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앞으로 15년간 노동공급이 약 487만 명 감소할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고령층의 소비 패턴 변화와 75세 이상 인구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종합적인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6일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진이 참여한 보고서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미래 위험요인 발굴과 정책 대응’에 따르면, 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산업별 인력 수급, 가계 소비지출, 지역별 돌봄서비스 수요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협동연구총서로 발간된 이번 보고서는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와 지역별 고용조사, 가계동향조사 등을 활용해 인구구조 변화가 한국 경제와 사회에 미칠 영향을 살펴봤다.

2039년 노동공급 2272만 명…15년간 487만 명 감소

도소매업·제조업 중심으로 인력 감소 전망

보고서는 국내 15~74세 노동공급 규모가 2024년 약 2759만 명에서 2039년 약 2272만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계했다. 15년 동안 약 487만 명이 줄어드는 것으로, 현재 노동공급 규모의 약 17.7%에 해당한다.

산업별로는 도매·소매업과 제조업의 감소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도매·소매업 노동공급은 약 307만 명에서 173만 명으로 134만 명 감소하고, 제조업은 약 439만 명에서 319만 명으로 120만 명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지역별 노동공급 감소 규모에도 차이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됐다. 인구 감소 속도와 연령별 인구 구성 등이 지역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전망은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를 토대로 2024년의 연령별·성별 취업률 등이 유지된다고 가정한 결과다. 실제 미래 취업자 수를 확정적으로 예측한 수치는 아니다.

고령층 재취업과 숙련 인력 활용 필요

연구진은 노동공급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주요 대책으로 정년 연장, 재취업 지원, 고령친화적 일자리 확충 등을 제시했다. 고령 근로자의 비중이 높은 산업에서는 숙련 기술을 후배 근로자에게 전수하고 재고용 기회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노동력 부족에 대응하는 동시에 고령층의 안정적인 소득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접근이다.

70대 이상 소비 구조 변화…보건·의료 지출 비중 확대

의료와 문화생활 중심으로 소비 패턴 변화

고령층의 소비 구조에서도 뚜렷한 변화가 확인됐다.

보고서가 2014년과 2024년 가계 소비지출을 비교한 결과, 가구주가 70대 이상인 가구의 전체 소비지출에서 보건·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3.9%에서 18.8%로 상승했다.

오락·문화 지출 비중도 같은 기간 3.6%에서 4.8%로 증가했다. 반면 식료품·음료 지출 비중은 24.8%에서 22.8%로 하락했다.

이 같은 변화는 각 항목의 실제 지출액이 동일한 비율로 증가하거나 감소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전체 소비지출에서 개별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달라졌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2014년의 70대와 2024년의 70대가 서로 다른 사회·경제적 경험과 소비 성향을 지닌 세대라는 점에도 주목했다.

연령대별 소득 변화에 따른 소비 반응도 달라

60대에서는 취미·여가 활동과 이동 관련 소비가 소득 변화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70대 이상에서는 교통과 외출 관련 소비가 소득 수준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이러한 결과는 고령층을 단일한 소비집단으로 보기보다 연령과 세대별 특성을 고려해 소비시장 변화를 분석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75세 이상 인구 2030년 541만 명…지역 돌봄 수요 급증 전망

전국 229개 시·군·구에서 고령인구 증가

고령화에 따른 돌봄서비스 수요 확대도 주요 정책 과제로 제시됐다.

연구진은 국내 75세 이상 인구가 2025년 약 430만 명에서 2030년 약 541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5년 동안 약 111만 명, 비율로는 약 26% 늘어나는 규모다.

분석 대상인 전국 229개 시·군·구 모두 같은 기간 75세 이상 인구가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다만 지역별 증가 폭이 서로 달라 방문 돌봄과 의료·복지서비스 수요가 확대되는 속도에도 차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문요양·방문간호 확대와 지방자치단체 역할 강화

보고서는 현재 돌봄 체계의 주요 문제로 시설과 병원 중심 서비스에 따른 비용 부담, 재가서비스 부족, 서비스 간 연계 미흡, 지방자치단체의 인력 및 조직 부족 등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지역별 돌봄 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서비스를 조정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고령자가 기존 생활공간에서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방문요양, 방문간호, 주·야간 보호 등 재가 중심 돌봄서비스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구구조 변화에 맞춘 노동·소비·복지 정책 전환 필요

이번 연구는 저출생과 고령화가 단순한 인구 감소 문제를 넘어 산업별 노동력 확보, 소비시장 재편, 지역 공공서비스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변화라는 점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고령층을 노동시장과 소비시장의 주요 참여자인 동시에 돌봄서비스 수요가 확대되는 인구집단으로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분석했다.

향후 한국 사회는 노동공급 감소에 대응하는 고용정책과 고령층의 변화하는 소비 특성을 반영한 경제정책, 지역별 수요에 맞춘 돌봄 체계를 함께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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