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SETI 연구소의 피터 재니세컨스 박사가 이끄는 국제 공동연구팀이 집 지붕을 뚫고 떨어진 운석을 분석한 결과, 원시 소행성 내부에 존재했던 고농도 염수(鹽水)의 흔적과 다양한 유기 분자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이 태양계 초기 환경에서 생명체를 구성하는 물질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원시 소행성 내부의 소금물 환경 확인
논문 제1저자인 재니세컨스 박사는 “이 운석은 원시 소행성 내부에서 일어난 물의 이동과 화학 반응을 거의 원형에 가까운 상태로 보존하고 있다”며 “초기 태양계에서 생명의 재료가 형성되는 과정을 이해하는 데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분석한 대상은 ‘힐스버러 운석(Hillsborough Meteorite)’이다. 이 운석은 대기권에 시속 약 5만2,000km의 속도로 진입한 대형 화구(火球)의 일부로, 미국 뉴욕 상공에서 강한 폭음과 함께 관측된 뒤 뉴저지주 힐스버러의 한 주택 지붕을 뚫고 떨어졌다.
당시 집주인은 큰 충격음을 들은 뒤 침실 천장에 생긴 구멍과 침대 주변에 흩어진 검은색 파편을 발견했다. 이후 일회용 장갑과 알루미늄 포일을 사용해 운석 조각을 유리병에 보관했다.
연구진은 운석이 낙하 직후 회수돼 비나 토양 등에 의한 오염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원래의 화학적 특성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46억 년 전 태양계 물질 거의 그대로 보존
분석 결과 힐스버러 운석은 약 46억 년 전 태양계 형성 초기의 물질을 거의 그대로 간직한 CM형 탄소질 콘드라이트(Carbonaceous Chondrite)로 확인됐다.
특히 일반적인 CM 운석보다 물과의 상호작용이 더 많이 진행된 희귀한 ‘CM1/2형’으로 분류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CM1/2형 운석의 낙하가 직접 관측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두 번째다.
탄소질 콘드라이트는 물과 유기물을 풍부하게 포함하고 있어 태양계 초기 환경과 생명 기원 연구에서 중요한 연구 대상으로 꼽힌다.
CM형 운석에서 처음 확인된 염수 흔적
연구진은 회수된 운석 가운데 나트륨 농도가 매우 높은 암석 조각을 집중 분석했다.
그 결과 소행성 표면 바로 아래에서 물이 증발하며 농축되는 과정에서 고농도의 염수가 형성됐으며, 이 염수가 암석 균열을 따라 이동한 흔적을 확인했다.
이 같은 고염도 염수는 일본의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2’가 가져온 류구(Ryugu) 시료와 미국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가 채취한 베누(Bennu) 시료 등 CI형 소행성 물질에서 보고된 바 있다.
그러나 CM형 운석에서 이러한 염수 흔적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생명 구성 물질 형성에 유리한 환경
과학계에서는 고농도 염수 환경이 일반적인 물에서는 일어나기 어려운 화학 반응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생명체 구성에 중요한 인산염을 물속에 용해된 상태로 유지해 복잡한 유기 화합물 생성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한다.
연구진은 힐스버러 운석이 초기 태양계의 원시 소행성 내부에 이러한 환경이 실제로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직접적인 증거라고 평가했다.
아미노산 등 다양한 유기 분자 발견
운석에서는 생명체의 기본 구성 요소로 알려진 아미노산과 카복실산을 비롯해 다양한 수용성 유기 화합물도 발견됐다.
연구진은 이들 유기 분자가 단순히 우주 공간에서 유입된 것이 아니라 소행성 내부에서 물과 암석이 반응하는 과정에서 생성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후 염수 환경에서 추가적인 화학 반응이 일어나 일부 물질은 더욱 복잡한 형태로 변화한 것으로 분석했다.
초기 지구 생명 탄생 과정과의 연관성
연구진은 CM형 소행성 파편이 태양계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지구에 떨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운석이 운반한 아미노산, 카복실산, 각종 유기 분자가 초기 지구에 축적되면서 생명체 출현 이전 단계의 ‘전생물학적 유기물 저장고’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태양계 형성 초기의 화학 환경과 생명 기원 과정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 특히 원시 소행성 내부의 염수 환경이 복잡한 유기 분자 생성의 무대였을 가능성을 보여주며, 생명 탄생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후속 연구에도 새로운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Joon-seo Han은 Wpick.kr에서 뉴스, 정치, 경제, 기술,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및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다루는 기자입니다. 독자에게 신뢰할 수 있고 이해하기 쉬운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복잡한 이슈를 명확하게 정리해 제공합니다. 시사성과 실용성을 균형 있게 고려하여 최신 이슈와 일상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보도합니다. 항상 사실 기반의 보도와 독자 중심의 시각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회적 흐름을 전달합니다. 빠르고 정확한 보도를 통해 독자들이 중요한 정보를 놓치지 않도록 돕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