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컴퍼니가 영화 속 캐릭터와 테마파크의 ‘마법’을 현실로 구현하는 데 활용하는 첨단 기술을 공개했다. 인공지능(AI)과 로봇, 소프트웨어,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관람객이 실제 영화 속 세계에 들어온 듯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디즈니 테마파크의 ‘마법’, AI와 로봇이 만든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는 디즈니의 대형 팬 행사 ‘D23’ 개막을 앞두고 월트디즈니 이매지니어링(WDI)의 주요 경영진이 참여한 세션이 열렸다.
월트디즈니 이매지니어링은 건축과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로봇공학, 공연 등 100개가 넘는 전문 분야의 인력으로 구성된 조직이다. 전 세계 디즈니 테마파크와 리조트, 크루즈에서 운영되는 놀이기구와 공간, 공연 등을 설계한다.
행사에서 경영진은 영화와 테마파크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AI와 로봇을 비롯한 첨단 기술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일 러플린 월트디즈니 이매지니어링 연구개발(R&D) 수석부사장은 “우리 연구팀은 앞으로 10년 동안 AI와 로봇을 활용해 어떤 새로운 경험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 자체를 위한 기술이 아니다”며 “우리가 사랑하는 이야기를 스크린에서 실제 물리적 공간으로 가져오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겨울왕국’ 올라프, 강화학습으로 스스로 균형 잡아
대표적인 사례가 영화 ‘겨울왕국’의 눈사람 캐릭터 올라프를 구현한 로봇이다.
디즈니는 AI 학습 방식 가운데 하나인 강화학습을 활용해 올라프가 스스로 걷고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과거 비슷한 로봇을 만드는 데 약 1년이 필요했다면, 올라프는 첨단 기술을 활용해 약 4개월 만에 완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흔들리는 배에서도 별도 프로그래밍 없이 균형 유지
올라프 로봇은 흔들리는 배 위에서도 새로운 동작을 별도로 입력하지 않고 스스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러플린 수석부사장은 “올라프는 강화학습을 이용해 스스로 균형을 잡았다”며 “로봇이 배 위에 서 있도록 하기 위해 새로운 프로그래밍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테마파크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로봇이 라이브 엔터테인먼트에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도구가 되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엔비디아 GPU 기반 시뮬레이션 기술 활용
올라프 개발에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시뮬레이션 기술도 활용됐다.
디즈니의 로봇 학습 시뮬레이션 시스템 ‘카미노’는 엔비디아 기술을 기반으로 구축됐다. 올라프는 이 가상환경에서 동작과 균형 유지 방법을 반복적으로 학습했다.
올라프 로봇은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행사 GTC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의 기조연설 무대에도 등장한 바 있다.
공연·로봇·디지털 기술 결합해 몰입감 강화
디즈니는 첨단 기술을 단순히 선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라이브 공연과 로봇,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관람객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활용하고 있다.
데이비드 라이트바디 디즈니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수석부사장은 “지금 가장 기대되는 부분은 라이브와 실제 공간이 디지털 기술 및 로봇과 만나는 지점”이라며 “이는 우리의 경험을 완전히 다른 수준으로 끌어올린다”고 말했다.
테마파크 경험과 디지털 게임도 연결
현실의 테마파크와 디지털 게임을 연결하려는 시도도 진행되고 있다.
디즈니랜드의 스타워즈 놀이기구 ‘스머글러스 런’에서 이용자가 어떤 경험을 했는지에 따라 게임 ‘포트나이트’에서 접하는 콘텐츠가 달라지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디즈니 측은 “궁극적으로 미래는 각각의 방문객에게 어떻게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며 “한 번의 방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부다비 신규 디즈니 테마파크에 첨단 기술 집중
이 같은 AI와 로봇, 디지털 기술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들어설 디즈니의 13번째 테마파크에도 집중적으로 적용될 전망이다.
디즈니는 아부다비 테마파크를 회사 역사상 가장 기술적으로 진보한 테마파크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러플린 수석부사장은 “지난 70년 동안 배운 모든 것을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백지와 같은 공간”이라고 평가했다.
AI와 로봇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디즈니가 강조해 온 스토리텔링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영화 속 캐릭터가 실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현실의 테마파크 경험이 디지털 세계로 이어지는 방식이 향후 디즈니의 차세대 엔터테인먼트 전략에서 중요한 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