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앤트로픽이 자사 인공지능 모델 ‘클로드(Claude)’의 성능과 인프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자체 AI 칩 개발에 착수했다. 엔비디아 중심으로 형성된 AI 반도체 생태계에서 벗어나기 위한 주요 기술 전략으로 풀이된다.
앤트로픽은 자체 AI 칩 설계를 담당할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관련 인재 확보에 나서며 커스텀 반도체 개발 계획을 공식적으로 공개했다.
앤트로픽, 자체 AI 칩 설계 전담팀 구성
앤트로픽은 클로드 서비스 확대와 AI 인프라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커스텀 실리콘 팀(Custom Silicon Team)’을 신설하고 반도체 설계 엔지니어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별도 성명을 통해 클로드 전용 AI 칩 설계를 위한 조직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출시 일정이나 자체 생산 여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발표는 앤트로픽이 자체 칩 개발 계획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첫 사례다. 그동안 AI 기업들은 고성능 연산을 위해 엔비디아의 GPU에 크게 의존해 왔지만, 최근에는 비용 절감과 성능 최적화를 위해 자체 반도체 개발 경쟁을 확대하고 있다.
AI 모델과 하드웨어 동시 설계 전략 추진
앤트로픽은 새로운 AI 칩 개발 과정에서 ‘공동 설계(Co-design)’ 방식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AI 모델 개발과 하드웨어 설계를 동시에 진행해 클로드가 대규모 고객 환경에서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최적화하는 전략이다.
채용 공고에 따르면 회사는 반도체 설계와 검증 전반에 대한 경험을 보유한 엔지니어를 찾고 있다.
앤트로픽은 “대규모 조직의 지원 없이도 중요한 기술적 결정을 내리고 실제 반도체 제품 출시 경험을 가진 인재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용 대상 직무의 연봉 범위는 약 32만 달러에서 48만5000달러 수준으로 제시됐다.
글로벌 AI 기업들, 자체 칩 개발 경쟁 확대
앤트로픽의 자체 칩 개발 참여로 글로벌 AI 기업들의 반도체 독립 움직임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오픈AI는 브로드컴과 협력해 추론 전용 AI 칩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메타 역시 차세대 AI 가속기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구글은 자체 개발한 TPU를 활용해 인공지능 모델 운영 효율을 높이고 있으며, 프랑스 AI 기업 미스트랄AI도 자체 실리콘 개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AI 가속기 시장은 엔비디아가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자체 칩 개발에 성공할 경우 특정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각 AI 모델 특성에 맞춘 연산 성능과 전력 효율 최적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자체 AI 칩 개발에는 막대한 비용 부담
다만 독자적인 AI 반도체 개발은 높은 비용과 긴 개발 기간이 필요한 사업이다.
업계에서는 첨단 AI 칩 하나를 개발하는 데 엔지니어 확보, 설계, 검증, 생산 공정 확보 등을 포함해 5억 달러 이상의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첨단 반도체 제조 공정을 활용해야 하는 만큼 설계 역량뿐 아니라 파운드리 협력 관계 구축도 핵심 과제로 꼽힌다.
앤트로픽은 자체 칩 개발 이후에도 기존 협력 관계를 유지할 방침이다. 회사는 이번 프로젝트가 ‘멀티 칩 전략’의 일부라며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엔비디아, AMD 등 다양한 AI 하드웨어를 계속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협력 가능성도 거론
한편 앤트로픽이 자체 AI 칩 생산 파트너로 삼성전자와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첨단 파운드리 기술력이 앤트로픽의 차세대 AI 칩 생산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앤트로픽의 자체 반도체 개발은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AI 모델과 하드웨어를 함께 최적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앞으로 AI 기업들의 자체 칩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