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한국사업장이 설립 이후 처음으로 배당을 결정하면서, 2018년 군산공장 폐쇄로 촉발된 경영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부와 산업은행, 미국 본사의 공동 지원으로 추진된 경영 정상화 프로젝트가 결실을 맺었다는 분석이다.
첫 배당 결정…수조 원 규모 가능성
GM한국사업장은 5일 공시를 통해 지난 3일 이사회에서 중간배당 실시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배당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이번 배당이 수조 원대에 이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달 1일 공개된 재무제표에 따르면 GM한국사업장의 미처리잉여금은 4조 원을 넘어섰다. 이는 자본잉여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한 데 따른 결과다.
회계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조 변경이 통상 배당 재원 확보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해석된다고 본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최근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 자본잉여금을 배당 재원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상법상 이익잉여금 전환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최소 수조 원 규모 배당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 투자금 회수 길 열려
이번 배당은 단순한 이익 환원을 넘어 정책금융 회수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산업은행은 GM한국사업장의 지분 17%를 보유하고 있어 배당을 통해 상당한 투자금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중간배당이 이뤄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구체적인 금액은 비밀 유지 조건에 따라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철수 우려’ 불식…장기 투자 의지 강조
배당 발표와 함께 GM 본사는 한국 사업에 대한 추가 투자 계획도 제시했다. 약 6억 달러(약 8천억 원)를 투입해 생산시설을 현대화하고 주요 차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배당 이후 제기될 수 있는 ‘철수 수순’ 우려를 차단하고, 한국 시장에서의 장기 운영 의지를 강조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국내 자동차 산업은 글로벌 완성차 기업의 생산 전략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2018년 위기…군산공장 폐쇄 충격
GM한국사업장의 위기는 2018년 정점에 달했다. 당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며 존속 자체가 불투명했다. 특히 전북 군산공장 폐쇄는 지역경제뿐 아니라 국내 자동차 산업 생태계 전반에 큰 충격을 줬다.
군산 지역은 자동차 산업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고용과 협력업체 연쇄 타격이 불가피했다. 이는 한국 제조업 구조와 지역 균형 발전 문제를 동시에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정부·산은·GM ‘3자 구조조정’ 성과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와 산업은행, GM 본사는 공동으로 경영 정상화 방안을 마련했다. 핵심은 단순한 유동성 지원이 아닌 구조 개선이었다.
GM은 기존 대출금 28억 달러를 출자전환하고 신규 자금을 투입했다. 산업은행 역시 약 7억5천만 달러(약 8천억 원)를 우선주 형태로 투자하며 공동 구조조정에 참여했다.
신차 배정이 ‘승부수’…북미 수출 전략 적중
경영 정상화의 성패를 가른 결정적 요인은 신차 배정이었다. 당시 정부와 산업은행 내부에서는 “자금보다 생산 물량 확보가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후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에 배정된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본격 생산되면서 체질 개선이 시작됐다. 군산공장 폐쇄 이후 차종을 줄이고 생산을 집중한 전략은 북미 시장에서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GM한국사업장의 완성차 판매량은 46만2천 대였으며, 이 중 96.8%인 44만7천 대가 해외 시장에서 판매됐다. 사실상 ‘수출형 생산기지’로 자리 잡은 셈이다.
3년 연속 흑자…완전 회복 단계
실적 역시 빠르게 개선됐다. 2022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2023년과 2024년에는 연속으로 영업이익 1조 원대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수천억 원 규모 흑자를 유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 공적자금 투입에도 생존이 불투명했던 기업이 이제는 주주에게 이익을 환원하는 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2028년 이후 전략이 과제
다만 향후 과제도 남아 있다. GM이 경영 정상화 당시 약속한 한국 내 사업 유지 조건은 2028년 종료된다. 이에 따라 중장기 경영 전략 수립이 중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생산 물량 유지, 전기차 전환 대응,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다양한 변수 속에서 GM한국사업장의 지속 가능성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결론
GM한국사업장의 첫 배당은 단순한 재무 이벤트를 넘어, 공적자금 투입 기업의 성공적인 회생 사례로 평가된다. 다만 2028년 이후를 대비한 전략 마련 여부가 향후 지속 성장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